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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종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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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화타임즈] 민족종교의 숨결 따라… 감천에서 이기대까지, 2025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성지순례

[태극도, 부산 감천동, 송도, 이기대, 유엔기념공원]

지난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 ‘2025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성지순례’가 감동과 성찰의 여운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순례단은 한국 근현대 민족종교의 현장을 되짚으며, 우리 민족의 뿌리와 정신문화, 그리고 희생과 구원의 메시지를 되새겼다.

■ 감천문화공원의 숨겨진 역사, 태극도의 성지에서 시작되다

성지순례 둘째 날인 17일, 순례단이 찾은 곳은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한국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부산 감천문화공원. 그러나 화려한 벽화 너머에는 일반 관광객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숨겨진 역사가 있다. 바로 이곳이 민족종교 태극도(太極道)의 성지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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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민족종교 성지순례 - 감천문화공원

1948년, 태극도 도주(道主) 조철제(趙哲濟, 1895~1958)는 전국에서 모여든 신도들과 감천동 일대를 성지로 삼아 신앙촌을 건설했다. 당시 태극도는 전국적으로 십만 여 명의 신도를 거느리며 민족의 도덕적 재건과 인간의 내면 수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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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공원과 그 중심에 태극도 본부 건물이 보인다

조 도주는 감천 일대를 ‘9감(九坎)’이라는 독자적 행정구역 체계로 조직해 자급자족의 공동체를 이루었고, 이는 훗날 감천마을의 기초가 되었다. 이후 6.25 전쟁으로 밀려든 피난민들이 이곳에 터를 잡으며 판잣집이 늘어났고, 한 차례 대형 화재를 겪은 뒤에는 대대적인 재정비를 통해 현재의 감천문화마을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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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민족종교 성지순례 - 인사말 하는 태극도 박서영 호장

순례단은 부산 감천문화공원 일대를 둘러본 후 태극도 본부 건물 옆 사진전시실에 마련된 자리로 옮겨 한 안내자로부터 태극도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소개 받았다. 참여자는 태극도 조철제 도주의  묘소가 태극도 본부 건물 가까이에 위치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날 태극도 박서영 호장은 "이번 성지순례의 마지막으로 저희 태극도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며 "태극도가 여러 민족종단과 더불어 우리의 역사와 문화정신을 지켜나가고 더 나아가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널리 전하여 상생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에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환영사를 했다. 

■ 정신문화를 품은 한류의 발신지, 감천에서 세계로

감천문화공원은 오늘날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한국 고유의 정신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극도의 도맥을 따라 이곳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은 이제 민족종교와 예술, 문화가 어우러진 ‘한국적 영성’을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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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민족종교 성지순례 - 인사말 하는 민종협 한재우 사무총장

한 참가자는 “문화와 종교, 예술이 융합된 이곳은 새로운 한류 정신문화 콘텐츠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 이기대와 유엔공원에서 되새긴 희생과 평화

순례 마지막 날인 18일, 참가자들은 부산 남구의 해안절경 이기대(二妓臺)를 방문했다. 이기대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 두 기생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그들의 목숨을 건 애국의 선택은 오늘날까지 ‘이기대’라는 지명에 그 숭고한 뜻을 새기고 있다. 

절벽 끝 바다를 내려다보며 순례자들은 고요한 침묵 속에 묵념했고, 민족의 혼이 살아 있는 역사현장에서 각자의 신념과 사명을 되돌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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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민족종교 성지순례 -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하다

이어 순례단은 마지막 방문지인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22개국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넋을 기리며, 전 세계가 함께 이루는 평화의 가치를 되새겼다. 민족의 뿌리에서 시작된 순례가, 인류 보편의 희생과 평화로 마무리되는 감동적인 여정이었다.

■ 성찰과 약속의 마무리, 그리고 다시 만날 내일을 기약하며…

2박 3일간의 성지순례는 민족종교의 숨결을 따라 감천에서 시작되어, 바다를 넘어 인류의 평화로 귀결되었다.

한민족 고유의 정신을 되새기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정신문화의 거대한 줄기를 몸소 체험한 참가자들은 서로를 향해 조용히, 그러나 확신에 찬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을 기념하고, 내일을 약속하며…
 다시 태극이 돌고, 도의 불꽃이 타오르면
 우리는 이 길 위에서 다시 만나리라.”

2025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성지순례는 그렇게 마무리되었지만, 그 영혼의 불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시대의 지평을 여는 ‘빛의 길’ 위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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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마지막 날, 맑은 부산의 하늘 아래 오륙도가 보인다

 

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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